엄마 자취방 내습

갑자기 엄마가 연락이 와서 1시간 뒤에 자취방에 온다고 하셨다.

엄마가 갖고 오실 이것저것 요긴한 아이템(주로 식량;;)은 반가웠지만 그것은 결코 쉽게 얻을 수 있는게 아니었다.

부랴부랴 화장실 청소에 냉장고 청소, 주방 청소, 싱크대 청소, 책장이나 창틀, 티비위에 약 0.3mm 두께로 쌓인 먼지를 빛의 속도로 해치우고, 빨래 건조대에 널부러진 빨래들을 죄다 개켜서 옷장에 차곡차곡 챙겨 넣었다.

맹세컨데 근래 1년 사이에 가장 재빨리 움직인거 같았다. -0-

나 자신이 놀랄 정도로...

너무 급하게 움직인 바람에 땀이 범벅이 되어 샤워를 마치니 들리는 띵동 소리...

"너 방치우고 있었지?"

첫 마디가 이거셨다. -_-

역시 귀신은 속여도 엄마는 못 속인다고...당황스러운 나머지 뭐라고 변명조차 할 수 없어서 아하하;; 하고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웃었다.

원래 계획은

"에이~아냐. 엄마. 나 원래 이렇게 깨끗하게 하고 살아!!"

가 예정된 대사였으나...ㅜㅜ

어쨌든 역시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바리바리 싸들고 오셨다.

쌀에 반찬에 각종 먹을거리들...각종 구호물품들...

아버지와 함께 오셨는데 가지고 오신 각종 구호 물품들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정말 진심을 2538% 정도 담아서 감사!! 를 외쳤다. ^^;

아싸 이걸로 1주일치 식량은 해결되는구나...

방을 한번 쓱 훑어 보시더니 의자에 눈길이 머무신다.

'아차, 의자 구석에 먼지를 안 닦았구나!!'

살짝 째려 보시더니 역시 한 마디 하신다.

"저런 의자에 어떻게 앉아서 생활을 할 수가 있냐? 좀 치우고 살아라."

하셨다.

그리고 살짝 둘러보고 몇 군데 더 흠을 잡으시곤 사오신 음식들로 즐거운  점심 식사 시작.

대구에 볼 일이 있어서 잠깐 들러봤다고 하셨다.

약간의 담소후에 좁은 원룸이 갑갑하신지 아버지가 그만 가자고 하셨고, 엄마의 기습적인 자취방 내습은 이걸로 끝났다.

돌아가시고 나서 내 방을 둘러보니...뭔가 어색하다. -_-

평소에도 드럽게 하고 사는 편은 아니고, 청소는 자주 하는 편이지만 정말 남자 자취생으로선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깨끗하게 하고 산다만...주방이나 화장실은 정말 다른 집에 온것만 같았다. -_-;;

아무튼 간만에 어쩔 수 없이 하게 되긴 했지만 대청소를 하고, 그 댓가로 구호물품을 얻으니 기분은 좋쿠나...


오늘의 일기 끝

by 루이젤 | 2009/10/25 17:50 | 잡설록 | 트랙백 | 덧글(0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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